1. 휴식이 필요할 때 보면 좋은 영화, 리틀포레스트 줄거리 (한국영화)
삭만 한 도시의 삶에 치여서 고향으로 돌아온 여주인공 '송혜원'을 중심으로 고향에서 다시 재회한 소꿉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고향에 도착했던, 겨울을 시작으로 봄, 여름, 가을로 변하는 계절감과 더불어 혜원이 한 끼 한 끼 정성스럽게 직접 만든 음식을 통해 과거의 기억이 교차되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이 시대 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힐링 드라마입니다.
여주인공 송혜원 (배우 김태리)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교사를 꿈꿨지만 같이 준비했던 남자친구는 합격하고 본인은 불합격합니다.
시험부터 연애, 취업... 뭐 하나 뜻대로 풀리지 않은 혜원은 일상을 벗어나 도망치듯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자존심이 상해 누구에게도 연락도 없이 불쑥 고향으로 내려와 버렸기 때문에 차갑게 얼어붙은 허름한 시골집만이 그녀를 맞이합니다.
그녀의 친구들이 고향으로 내려온 이유를 물었지만 혜원은 배고파서 내려왔다고 대답하며, 며칠 뒤에 다시 서울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겨울 논밭의 눈이 다 녹고 따사로운 봄이 와도 그녀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혜원은 결국 고향에서 1년을 채우고 올라가기로 결심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음식들로 손수 만들어 먹으며 그녀는 지난 학창 시절 엄마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떠올립니다. 잊고 살았던 상처받은 기억들이 조금씩 매일에 물들어 어느새 따듯한 추억으로 그녀의 몸과 마음을 채워줍니다.
남자친구 재하(배우 류준열)
재하는 혜원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친한 남자 친구입니다. 재하는 현재는 고향에 있지만, 사실 지방대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 제법 괜찮은 회사에도 취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상사의 폭언과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회의감을 경험하고 고향으로 내력 와 농사를 짓기로 결심합니다.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우며 본인은 작은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제법 실력이 좋습니다.
고향에서 적응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재하였지만 사실 그에게는 서울에서 만난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헤어지고 내려오긴 했지만 여자친구는 아직 재하에게 마음이 남아 지나가다 들렀다고 말하며, 재하를 보러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와는 잘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으며, 그 모습은 혜원과 은숙의 눈에 뜨이면서 세 친구 사이에 다른 기류가 생기게 되기도 합니다.
여자친구 주은숙 (배우 진기주 )
혜원의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초등학교 동창이자 가장 친한 여자친구입니다. 고향에서 전문대를 졸업하고는 곧장 농협에 취직해 은행원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화려한 도시로 떠나는 것이 은숙의 꿈입니다.
은숙이는 마음 아픈 곳만 찌르는 말들을 할 때도 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소꿉친구인 재하를 좋아하며 혜원을 견제하지만 혜원은 서울에서도 잘 제대로 끝내지 못한 남자친구를 두고 왔기도 하고,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은 또 다른 재미로도 보입니다. 그나마 견제라는 것도 보기 귀여운 수준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사랑이야기가 난무한 요즘 유행에 비하면, 자연스럽게 엄마미소를 짓게 되는 포인트입니다.
백수인 혜원에게 부장 욕을 쏟아붓다가, 결국은 노래방에서 탬버린으로 부장의 머리를 내리치며 쌓아왔던 화를 풀어버리는 장면은 정말 최고의 명장면을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2.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에는 보는이의 침샘을 자극하는 맛깔스럽고 이쁜 음식을 만드는 장면들이 가득 나오는데, 김태리 배우가 직접 다 요리하였다고 합니다. 작품에는 정말 다양한 음식들이 나오는데 한겨울의 배춧국, 배추전, 직접 뜨는 수제비, 풍성한 아카시아 꽃 튀김, 너무 이쁜 꽃 파스타, 쑥갓 튀김, 시~원한 오이콩국수, 달콤한 달걀 샌드위치, 떡볶이, 무지개 호박 시루떡, 엄마가 계발한 줄 알았던 양배추 빈대떡(오코노미야키), 시크릿 레시피의 감자빵, 프랑스 요리 크렘 브륄레, 밤조림 등입니다.
아마도 최고는 혜원이 직접 만든 막걸리에 김치전과 두부전을 함께 먹는 세 친구의 아름다운 여름밤 야식인 듯합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한국에서 개봉 전에는 일본판 리틀포레스트 영화도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그 영화도 추천을 한다. 일본 특유의 정서가 고스란히 드러나서 또 다른 스타일의 충분한 힐링감을 주고 있습니다.
3. 천천히 정성 들여 만든 혜원의 요리 같은 힐링의 시간
사실 생각해 보면 혜원은 서울로 올라갈 때도 도망치듯 고향집을 떠났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도망치듯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정확하게 목적도 없이 그저 무언가에 쫓기듯이 말입니다.
도시에서 내려온 첫날밤, 도시의 배달서비스 편의점 따윈 그곳에 없습니다. 그녀는 고민할 새도 없이 얼어붙은 텃밭에서 배추를 뽑아내고 얼마 남지 않은 쌀독을 긁어 만든 첫 끼를 시작으로, 그녀의 마음처럼 공허했던 빈집은 조금씩 그녀의 온기로 채워져 갑니다.
차갑게 얼어붙은 겨울을 시작으로 에너지 넘치는 봄, 새파란 여름과 풍성한 가을을 지나고 보니 허기졌던 그녀의 몸과 마음은 어느새 가득 찼습니다. 과연 무엇을 위해서 도시로 갔던 걸까? 무엇 때문에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사는 이는 시골의 삶을, 시골에 사는 이는 도시의 삶을 갈망합니다.
하지만 정말 스스로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정작 본인이 있어야 할 곳을 결정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이 듭니다.
혜원의 요리는 정성스럽게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어 갑니다. 마치 그녀가 자연과 함께 천천히 물들어가는 시간 속에서 이제 당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깨닫게 되듯이 말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여물어 갔던 그 시간들은 소중한 한 끼가 되어, 그녀가 있어야 할 곳에서 새로운 미래를 나아갈 수 있는 영양분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도 자신을 위한 힐링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