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것만이 내 세상 줄거리
영화는 '조하' 역을 맡은 이병헌이 한물간 전직 복서로 등장하며 시작합니다. 영화에서 그는 한때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으로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집도 절도 없이 오갈 데도 없는 딱한 주인공입니다. 조하는 우연히 식당에서 17년 전에 집을 나간 뒤로 소식 한번 들은 적 없던, 엄마 '인숙'(윤여정)과 을 마주치게 됩니다.
그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상처와 분노로 기억되지만, 지금 조하에게는 당장 밥 한 끼 제대로 떠먹을 방 한 칸도 없는 신세이기에 그는 거절할 일말의 여유조차 없습니다. 그렇게 재하는 작고, 앙상한 늙은 엄마 뒤를 쫓아 따라간 집에 생각지도 못한 식구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는 평생 듣도 보도 못했던 뜻밖의 동생 '진태'역을 맡은 박정민입니다.
작품 속에서 진태는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청년으로 초등학생 수준의 어린 언행을 했지만, 짜파게티를 수준급으로 끊여내고, 집주인 딸인 여고생 '수정'이와의 게임에서도 압도적으로 이겨버리는 능력자입니다. 하지만 진태에게 그 무엇보다도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제대로 수업 한번 받아 본 적도 없는 피아노곡을 단번에 쳐내는 천재적인 능력이었습니다.
조하는 모든 질문에 "네~" 타령만 하는 부족한 동생을 보는 것이 첫날부터 달갑지 않았습니다. 첫날밤부터 잠결에 조하 곁으로 와서 자버린 진태를 너무 놀라 원펀치로 날려버리기도 하며 크고 작은 두 형제만의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는 일과가 계속됩니다. 조하는 캐나다로 떠나서 새로운 인생을 펼친 계획이 있었으니 경비를 마련할 때까지 버티기로 마음먹습니다.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던 조하에게 갑자기 엄마가 부산으로 가게 되어 한 달만 진태를 부탁하고는 집을 비우게 됩니다.
조하는 엄마가 생활비와 진태의 콩쿠르대회 비용을 받으며, 승낙을 하게 되고 둘만 남은 집에서 조금씩 제법 형제 같은 시간들을 보내게 됩니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조하는 동생 진태와 함께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러 집을 나서게 되고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동생을 잃고 찾아 헤매다가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집에 있던 건 잠시 집에 들른 엄마뿐이었습니다.
조하는 엄마와 함께 동생을 찾기 위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다시 찾아 나서게 되고, 동생이 한 음악 매장에서 헤드셋을 쓰고 즐겁게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화가 치밀어 올라 동생을 잡아 흔들며 혼내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고 달려온 엄마는 그저 동생 간수를 못한 조하는 말리며 면박을 주지만, 조하는 상처를 받을 경향도 없이 머리카락이 모두 밀린 엄마의 머리를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조하는 집주인과 엄마가 일하던 식당을 찾아가서야 뒤늦게 엄마의 암투병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상습적인 구타는 조하와 엄마에게 너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과 동정이 있었습니다. 이제 성인인 조하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버지게 찾아가 그곳에서 나오지 말라며, 엄마와 자신이 맞은 만큼 아버지를 패줄 수 있다는 것을 울분을 토해내듯 말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조하는 캐나다로 떠나려 합니다. 아픈 엄마도, 세상살이에 한없이 나약하기만 한 동생도 없는 곳으로 말입니다.
한국을 떠나기로 한 날, 공항에 있던 조하는 교통사고로 인연이 닿았던 피아니스트 재벌가 덕분에 무사히 데뷔를 하게 된,
깔끔한 모습의 동생을 TV에서 보게 됩니다. 그는 동생의 인터뷰를 보고 마음을 돌립니다.
동생의 피아노 연주를 공연장에서 본 엄마는 얼마 뒤, 두 형제 만을 두고 하늘의 별이 됩니다.
장례식장에서 사라진 동생을 다른 이들은 쉽게 찾지 못합니다. 영화 초반 그들은 함께 커온 추억도, 서로의 공통점도 없는 너무 다른 두 형제이지만 형 조하는 어느새 동생을 가장 잘 이해하는 형이 되어 있었고, 그는 근처 피아노가 있던 길가에서 동생을 금방 찾아 내고는 함께 피아노 건반 같은 신호등을 건너 되돌아오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2. 영화에 더해 듣는 또 다른 즐거움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피아노 천재 역을 소화하기 위해서 박정민(진태 역)은 특수학교에서 6개월 동안 봉사하고, 3개월 동안 피아노 연습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공연 장면들의 곡은 모두 CG 없이 본인이 직접 연주했다는 점인데, 연습기간은 6개월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전까지는 피아노에 손을 올려본 적도 없었다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영화에 PS4로 위닝 일레븐과 스트리트 파이터 5를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로 인해 격투 게임 커뮤니티에선 필수 관람 영화로 불린다고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오진태와 엄마가 사는 집은 소박한 가정집입니다. 당장 집주인이 요청한 방 보증금 천만 원도 없는 소시민으로 나오는데 비싼 게임 콘솔이 두대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중 PS4는 한정판이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동생 오진태의 방에 들어가면 낡은 피아노 옆에 비싼 레고가 진열장을 채우고 있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이 되기도 했습니다.
3. 영화의 호평과 비판
이 작품은 뻔한 한국 신파가 반복돼서 비판이 많았습니다. 장애인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평가도 피해 갈 수 없었는데 매우 저급하고 불편하다는 평이 있기도 했습니다. 감독이었던 최성현은 이전에 영화 역린의 각본을 담당했었는데, 역사왜곡과 허술한 스토리 구성 등으로 문제로 지적됐었고, 이번 영화에서도 허술하다는 평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영화가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 이유는 더스틴 호프먼과 톰 크루즈 주연의 흥행 영화 레인 맨을 베껴다가 썼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배경, 레인맨에서 나온 카지노가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5로 바뀌고, 동생이 형을 찾아간다는 설정을 뒤집어 형이 동생을 찾아간다는 설정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뺀다면, 나머지는 그대로라고 합니다. 차라리 리메이크였다면 좋았을 것을 호평받았던 요소들을 빼버리고 억지 신파극으로 만들어 삼류 짝퉁이 돼었다며 비판은 처참했습니다.
영화가 작품으로써의 평가는 비로 좋지 못했지만, 영화를 이끌어간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은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형 역할의 이병헌은 지질한 전직 복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고, 동생 역할의 박정민의 서번트 증후군 연기와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집주인 딸 역할의 '최리' (수정 역) 역시 씬 스틸러로서 푼수 캐릭터를 잘 살려내 감초역할을 해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특별출연을 하는 사랑받는 배우들도 많이 나와 영화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특히나 조하, 진태, 수정 셋이 나오는 장면이 많은데 같이 나올 때마다 좋은 케미를 보여주니 가볍고 훈훈하게 즐길만한 한국 코미디로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